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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art GALLERY

O mio babbino ca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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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살롱드아트 조회297회 작성일 22-05-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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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 mio babbino caro! I'm a great girl " 

! 사랑하는 나의 아빠

 




진주를 머금은 듯 은연한 하늘빛 화폭의 꼬마소녀는 각가지 오브제를 지니고 있다

우리의 기억이 담겨진 오브제들은 소녀가 어느 별에서 왔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가지런히 빗질한 단발머리, 꼭 다문 새초롬한 입술은 여간 속내를 보이지 않을 것 같은 포커페이스

그렇지만 눈동자를 에워싼 한 겹 눈물 막 위 아롱거림에 소녀의 마음속이 궁금해진다.

 

소녀에 대해 작가에게 묻자,

"하하하! 소녀는 원하던것을 손에넣어 너무 기뻐 웃고 있는걸껄요?" 라고 말한다. 

 

작가의 꿍꿍이 속내는 또 뭘까.


박미진은 진주와 같은 작가다. 

작가 특유의 감성에서 발현된 정교하고 우아한 색채의 아름다움이 그렇다. 

                                      

감성에 대하여 칸트는 인간과 세계를 잇는 원초적인 유대라고 명명하였다.

감각과 이성의 복합체로 이루어진 감성은 복잡한 사고의 프로세스를 통해 작동되고

이러한 감성이 색채를 대상으로 발현되는 것이 색채감성이다.

 

색채감성은 인간의 잠재의식과 자아, 문화, 라이프 스타일등 다양한 요인을 통해 형성된다.

박미진만의 색채감성에 대해 좀 더 엿보고자 한다. 

 

박미진이 동양화의 전통적 중채법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작가에게 질문하기전에 이모저모 추측해 본다.


어느밤 이만점이 넘는 컬러칩을 작품 앞에 두고

'진주 머금은 하늘빛깔색'과 유사한 색을 찾았으나 실패하였다.

 

작가가 고수하는 중채법은 색층과 색층이 만나는 기법으로 여러번 덧칠할 때 


농도는 짙어지나 채도가 선명해지는 가산혼합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조색접시 위에서 혼합하지 않고 장지에 먼저 칠해 건조시킨 후  색면위를 덮어 중채하는 기법으로,


한 색채마다 장지 위에서 50번에서 100여번 이상의 색층을 올린다.



잘 스며들지않는 성질을 가진 장지에 전 색제가 층을 이루며 쌓이게 되면


그제서야 장지 또한 고운 채색을 받아드릴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원하는 색이 발색될때까지 인내하며, 색료를 맑은 채도로 우아하게 발현시킨다.

 

인고와 기다림은 배신함이 없다.

축척된 시간은 섬세하고도 미묘하게 색채에 공명과 여백을 선사한다.

 

컬러칩에서 박미진의 색과 유사한 색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일찍이 칸트가 답을 주었다.

조개의 여린살에 거친 모래알이 들어올때마다

체액을 생성해 모래알을 감싸안으므로 만들어지는 진주의 감성

조개의 감추어진 눈물인 진주. 작가의 색채에는 그 감성이 내재되어있다

바로 시공간을 넘는 원초적 유대인 것이다.


사실 모체조개가 건강하지 않으면 절대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때문에 진주는 생명, 건강, 긍정의 상징이 된다.


 

박미진작가가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면 덩달아 신이 난다.

작가가 가장 들뜨고 씩씩하고 목소리가 커지는 순간이다.

아버지는 당시 딸 둘을 낳았기에 완강하게 아들을 하나 더 원하는 집안 분위기에서

아들이 생기면 작가인 작은딸에게 소홀할까 물리적 조치를 강행하시어, 작은딸에 대한 지조(?)를 지키신 분으로

깨알같은 아빠자랑으로 아빠와의 끈끈한 rapport에 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는 꼬마소녀에게 그야말로 섬세한 능력자

성장기의 소녀에게 더없이 속을 나누는 절친

작가가 된 딸에게 절대적 지지자였다.

 

때로 외롭고 침체될 때

창작에 바람직한 심적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버지와 의논했다

그러므로 작가는 해답을 찾아갈 수 있었다

작가는 '내적으로 성취하는 것이 실제로 세상을 바꿀 것' 이라 생각한다.

박미진은 예술가의 내적태도와 심적과정을 중심에 두는 작가이다.

 

동양미학의 정서와 주도적 면모는 그의 작품에서 심성의 소질로 배어나온다.

전통적 한국화의 틀에 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는 

탐미적 표현에서는 지리한 시간을 감내하는 방법을 강단있게 이어왔다.

 

2002년부터 이상화된 심미적이고 매혹적인 여인을 테마로 웅장한 작업을 지속하던 작가는

2022년 갤러리 salon d'art 의 초대전에서 새로운 인물 꼬마소녀가 등장하는 작품

<  I'm a Great girl­ > 을 선보인다.

 

2020년 작가는 아버지와의 이별을 경험했다.

작가의 이별은 슬프지 않았다. 작가는 도리어 힘이 났다고 한다.

본질을 앎에 충실했던 작가는 이별의 본질을 알고있는 듯 하다.

 

박미진을 이해하는데 카이로스Kairos 는 중요한 단어다.

작가는 시간과 시각(視角)이 크로노스kronos 적으로 흐르지 않게 경계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아버지와의 관계로 통찰한 세계관이 곧 카이로스이고

그 사유는 정결하고 뚝심있게 예술세계를 펼치는 밑거름이다.

 

< I'm a Great girl >은 이별을 계기로 시작한 작품이다.

작가는 아버지와 이별 후, < I'm a Great girl >을 그리기 시작했을까?

아버지를 기억함에 있어,

아버지가 머물렀던 한 폭의 소중한 시간 - 소녀의 모습을 구현함이 카이로스적 작가관이다.

O mio babbio caro 푸치니의 오페라 쟌니스키키,

아빠의 마음을 움직였던 딸 라우렛따의 감미로운 아리아 선율은 기억전달자가 전하는 선물이다.

 

새초롬한 입술의 소녀는 성장하여 우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자 한다.

추억이 담긴 오브제는 그 시절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사랑과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부모란 이름으로든, 연인이란 이름으로든

인간으로 인간을 사랑한다는건

이렇게 생명을 주고 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아버지는 모체조개로 작가란 진주를 낳았다.

아빠를 떠올리면 무한 긍정이 된다는 작가는

진주를 새김으로 가슴에 감동을 낳아서

절대적 지지자에게 절대적 사랑을 보낸다.

 


Written by  Sofia S.  / 갤러리 살롱드아트 디렉터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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